동국대 총동창회

노인의 날 이야기 (2)

이돈희 | 2017.06.07 12:47 | 조회 2494
노인의 날 이야기 ②
  • 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
    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

    필자인 청파 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은 감정평가사로서 아버지날과 노인의 날을 비롯하여 한국노인문제연구소와 한국노인학회를 만들었고, UN에 세계어버이날 제정 제안자로서 세계한인재단 어르신위원회 위원장이다.


    현대사회연구소에서 공모한 ‘서기 2000년을 대비한 나의 미래설계’에서 ‘노인마을 만들기에 일생을 건다’라는 작품으로 2,853명의 응모자 가운데 대상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호국대상 국회상임위원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은 전국의 노인대학, 사회기관과 단체에서 수많은 강의를 하고 있고, 신문과 잡지, 방송 등 각종 언론기관에 다수 출연했다.


    저서로는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 「이 지구상의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 등이 있다.


    <편집자 주>



    또 하나, 노인의 날 4월 8일은 비록 약력이긴 하지만 음력 4월 8일은 석가님의 탄생일이므로 4월 8일을 노인의 날로 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노인의 날을 만든 지 만 3년만인 1971년 4월 8일에 실제로 노인의 날 행사를 하고 보니, 4월 8일도 봄은 봄이나 나무에 움트고 잎사귀 나는 정도의 봄이지 화창한 봄이 아니었다. 그래서 4월이면서 5월에도 가까운 날짜를 다시 연구해 본 것이 4월의 「27」일이다. 왜냐하면 「27」은 노인의 순수한 한글인 「늙은이」의 「늙」 자의 받침 「ㄺ」과 비슷한 글자일 뿐만 아니라 가장 좋은 달인 5월이 5일 후면 되는 좋은 날이기 때문이다. 「늙」 자를 손바닥에 한 번 써보시기 바란다. 「늙」 자의 받침 「ㄺ」이 「27」이라는 숫자와 모양이 너무도 비슷함에 무릎을 탁 치시게 될 것이다. 「늙」 자의 몸체인 「느」 자는 작대기 「ㅣ」만 알맞게 그으면 노인의 「노」 자도 되고 4월의 「4」 자도 된다. 「늙」 자의 받침 「ㄺ」은 「27」일과 글자가 비슷할뿐더러 노인들께서 활동하시기에 좋은 계절이니 노인의 날로서 가장 안성맞춤이다. 감히 말하거니와 노인의 날로서 4월 27일 이외에 더 좋은 날이 있겠는가!


    그리고 또 하나, 노인의 날을 4월 27일로 한 것은 어린이날이 5월 5일의 5월이요, 옛날 어머니날이자 현재 어버이날이 5월 8일인 5월이고 보면 우리 인간의 가장 어른이신 노인을 공경하고 먼저 대접(대우)해 드리는 미풍양속에서 보더라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보다 먼저인 4월의 27일에 노인의 날(어떤 이는 「경로의 날」 또는 「경로일」이라 부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음)을 만들어 드림이 좋지 않겠는가!!


    물론 정부나 다른 곳에서는 노인의 날을 구태여 4월 27일로 할 필요는 없다. 날짜야 2월 28일이면 어떻고, 8월 9일이면 어떻고, 12월 23일이면 어떤가. 어느 곳에서건 진정으로 노인을 위하는 날이 있으면 되지 날짜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방정환 선생이 만든 어린이날도 지금의 양력 5월 5일이 아니다.


    날짜는 정하기 나름이다. 다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듯이 노인의 날 제정 주창자로서 4월 27일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일 뿐이다. 참고로 일본은 양력 9월 15일이 경로일이자 공휴일이다.


    (3) 「노인의 날」 공휴일 제정돼야 한다.


    필자의 모교인 선린상고는 소파 방정환 선생을 배출했다. 그분은 1923년에 어린이날을 만들었고 22년만인 1945년에 정부에서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방정환 선생께서 만든 어린이날은 22년 만에 제정되고 공휴일이 되었지만 필자가 1968년에 만든 노인의 날은 똑같은 22년이 지난 1990년인 작년에도 공휴일은커녕 제정되지도 않았다.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면 노인은 보살펴 드려야 한다. 가정과 사회와 국가, 귀하와 나 할 것 없이 노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도 부족하기에 20여 년간을 노인을 위한 방안으로 노인의 날을 두자고 주창해 온 것이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가정과 사회와 국가 모두가 노인을 우대해드리는 좋은 방법을 많이 개발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효친경로사상의 부활, 정년의 연장, 노인이 하실 일터와 소일거리 마련, 대학과 대학원에 노인학과의 설치, 노인복지시설 확충, 노인마을 건립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노인은 사회의 선배, 조부모님이요, 인생백과사전이다.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다. 자식과 며느리·사위에게 구박받아야 할 존재는 더욱 아니다.


    자녀가 철없어 공부 좀 안 하고 말썽 피우는 것은 그렇게 걱정하고 가슴 아파하면서도 부모·시부모·장인·장모가 어른인 나 때문에 한숨 쉬시고 눈물지으시는 것은 왜 조금도 생각지 못하는가!


    (4) 「노인의 날」 제정과 효친경로사상 부활


    최근의 예를 두 가지만 든다. 하나는, 4남매를 길러 출가시켰는데 얼마씩은 모시더니 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서로 안 모시고 사위가 나가라고 해 할 수 없이 노인정에서 일해 주는 대가(代價)로 노인정에서 숙식을 하는 79세 할머니가 계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신경통과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 할머니가 사시면 몇십 년을 더 사시겠는가? 곧 80세인 이 할머니가 별세하면 아들·며느리·딸·사위 서로 지지 않으려는 듯이 곡을 하겠지! 문상객에게 불효소리 안 들으려고 엉엉 울기도 하겠지! 아서라! 그러지 말라! 자녀 4명 출가시키면 손자·손녀 빼고 아들·며느리·딸·사위만 8명이 된다. 8명이 80세 노인 한 분을 못 모신단 말인가! 자식·며느리·사위 좋다는 것이 무엇인가!


    「오늘의 며느리」가 「내일의 시어머니」인 것을 일부 며느리들은 왜 생각질 않는가! 친정 부모에게 잘못한다고 올케 호되게 나무라는 시누이가 왜 자기는 시집에서 시부모에게 그렇게 하는가! 또 하나는, 동생 먼저 장가보냈다고 60세 넘은 부모와 고모에게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린 35살의 노총각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이래도 되는가?


    무슨 날 무슨 날 해서 일 년 365일 거의 다 무슨 날이 되다시피 했는데 노인들을 위한 「노인의 날」하나 정부 차원으로, 독자적으로 탄생 못 했다. 필자가 만들고 제정을 주창한 지 22년의 세월이 지난 작년까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22년이면 두 번도 더 변하는 세월이 흐르도록!


    물론 「노인의 날」을 만든다고 없던 경로사상이 갑자기 생기고 노인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 망종이라도, 「노인의 날」이 있다면, 차마 인간의 양심상 늙고 병들고 심신이 말을 안 듣는 자기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버리거나 학대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필자의 노인의 날을 만들 당시의 소견이다. 훗날 바로 자기가 (시)부모가 되고 노인이 되고 만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노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 「노인의 날」이다. 10대와 20대 때 아버지날과 노인의 날을 만든 필자가 30년 가까이 외쳐온 효친경로사상은 다름 아니다. 『이웃 노인에게 하루 잘해도 사흘 복을 받는다.』는 말도 있으니 이웃 노인에게까지 잘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더할 나위 없지만, 가정마다 「나를 낳아 주신 노인」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노인」 「내가 모셔야 할 노인」에게만 잘해도 노인문제의 절반은 해결될 것이다. 나머지 반은 사회와 국가에서 노인 스스로 해결할 일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각 종교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보내달라고 눈 감고 기도하고 두 손 모아 합장할 것인가!


    <계속>



    • 글쓴날 : [15-08-20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