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동창회
 
 
 
제20대 윤재웅 총장 취임식
  • 최고관리자 | 2023.03.15 17:08 | 조회 998
    제20대 윤재웅 총장 취임식



    윤재웅 제20대 총장 취임식이 23년 3월 15일 모교 중강당에서 열렸다. 윤재웅 총장은 오는 2027년 2월 28일까지 4년간 동국대를 이끌어가게 된다. 윤 신임 총장은 1985년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과 1996년 동 대학원에서 각각 국어국문학과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3년도부터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전략홍보실장, 사범대학·교육대학원장, 다르마칼리지 학장 등 학내 보직을 두루 거쳤다. 윤 총장은 미당 서정주 시인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마지막 애제자로 미당의 전문연구자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동국대를 빛낸 인물평전인 '동국의 빛' 시리즈를 기획해 출간하기도 했다.



    윤재웅 총장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동국인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 앞에서 지혜, 자비, 정진의 전당인 동국대학교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큰스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 큰스님, 교구본사의 교구장 스님들과 학교 이사님들을 비롯한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또한 영상을 통해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신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님,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종종 대학의 변화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곤 합니다. 당장 눈앞의 현실과 변화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역사적 큰 흐름으로 대학을 바라보면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또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성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대학은 사회지도자를 양성하는 엘리트 교육의 산실이었고, 산업화 시기에는 국가 산업의 역군을 양성하는 보고가 되어 왔습니다. 이제 문명사적 대전환이라는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인 대학의 역할과 목적에 대해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70.4%로 소수 엘리트 교육이 아닌 보편적 고등교육 단계에 도달하였습니다. 고등교육 보편화 시대에서 대학 졸업장은 그 희소성을 잃고 있습니다. 입학 자원 감소는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대학이 당장 마주할 가혹한 현실입니다. 2026년 전국 초중고교생 수가 처음으로 500만 명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입학 경쟁률보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중도 포기하지 않고 졸업할 수 있는가를 더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을 위한 예산은 늘 부족합니다. 등록금 동결 기조는 15년째 유지되고 있고, 정부의 대학교육 지출 예산은 GDP의 0.6%에 불과해 OECD 평균인 0.9%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대학에게 향후 4년은, 코로나 이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사회·경제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외부의 지원만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안의 가능성을 믿고 내부에서 먼저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존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혁신적 상상력’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4년 동안 이 혁신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동국대학교가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지속 발전하길 바랍니다. 이러한 혁신적 상상력은 창의와 도전, 개방과 협력, 디지털 전환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통해 발현될 것입니다. 

    ​첫째, 창의와 도전정신은 우리 대학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며, 그것을 수용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빈곤한 상상력은 조직을 타성에 젖게 하여 결국 도태되게 만듭니다. 저는 새롭고 즐겁고 엉뚱한 상상을 좋아합니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어 더 멋진 그림이 나오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경직되고 권위적인 문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창의와 도전정신에 기반을 둔 탈 권위의 부드러움은 조직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대학을 보다 기품 있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조직 문화를 자유롭고 유연하게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내가 꿈꾸면 I-dea이고, 우리 모두가 꿈꾸면 WE-dea입니다. 상상해야 그릴 수 있고, 그려봐야 새로운 현실이 됩니다. 앞으로 4년간 동국대를 창의성이 살아 숨 쉬는 조직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둘째, 경쟁과 단절이 아닌 ‘개방과 협력’의 철학​이 교육, 연구, 행정 전 분야에 스며들길 원합니다. 
    인간의 가능성과 창의성은 숫자로만 판단될 수 없습니다. 학문과 학문,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이 빈번해야 하고, 마음과 공간의 문을 열어야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 맞춤형 다전공제도, 학생 설계 전공을 활성화하며 데이터 기반 학생 지원 포털서비스를 구축하겠습니다. 정부의 첨단 신기술 분야 인재 양성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학문구조를 유연화하며 특히 융합연구의 기반으로서 (가칭)동국혁신융합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이공계 대표 특성화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공간적으로도 공유 오피스, 공유 세미나실, LAB 융합형 공유제 등과 같은 개방과 협력의 철학이 담긴 공간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부응하는 시스템의 혁신을 시작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IT 기반의 디지털 트렌드는 이제 ‘뉴 노멀’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는 가르치고 배우고, 일하는 모든 방식을 ‘디지털 대전환’의 관점에서 혁신해야 합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10년을 뒤처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교육, 연구, 행정 전 분야의 프로세스, 경영관리, 일하는 방식을 디지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재학생의 AI·SW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전공 기반 AI융합교육을 확대하여 미래 사회의 환영받는 인재가 되도록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제고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시설 및 기자재, 인력 등 인프라 개선도 섬세히 살피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근본은 ‘부처님 가르침’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어두운 것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자기 내면을 밝히고, 바깥세상도 밝히는 것입니다. 대승불교의 교학으로는 ‘자리이타(自利利他)’라고 합니다. 이를 대학에 적용하면, ‘열심히 배우고 연구해서 이웃과 사회에 나눠주는 공동체’가 됩니다. 저는 이것이 대학 순위보다 더 본질적인 가치요, 대학의 자기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공공의 책무성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창의적인 방식의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대학>, <사회에 필요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는 대학>이야말로 동국대학교가 추구해야 할 대학의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동국가족 여러분!
    3년 뒤 개교 120주년이 되는 동국대학교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거듭날 것입니다. 
    첨단 신기술 분야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수도권 중소규모 대학과의 M&A를 추진하여 대학 정원과 재정을 확대하겠습니다. 수영장 부지 기숙사 개발사업, 로터스관 건립을 비롯한 각종 신축사업, 기존 건물 증축 및 교육환경 리모델링을 통해서 교육과 연구 공간을 혁신할 것입니다. 우수 교원 적극 채용 및 연구 지원 강화, 교원·직원 인사 및 성과평가제도 개선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생활불교, 사회불교의 구현 및 건학이념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차별화된 명상교육과 석전 박한영 기념사업, 디지털 대장경 사업 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실현될 수 있도록 1000억 기부금 모금, 교육 수익사업 확충, 대학 창업펀드 조성, 기술 이전 수입 확대를 통해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동국가족 여러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특이점’을 기점으로 인류의 미래는 디스토피아 또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 생성형 AI인 ‘chatGPT’를 사용하며 chatGPT의 대답에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질문의 수준이 대답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기술의 발전 이전에 인간의 수준 높은 질문이 계속 되어야 인류의 미래는 희망이 있습니다. 동국대학교의 발전과 미래에 대해 여러분의 수준 높은 질문을 기대합니다. 그 질문을 통해 동국대학교는 더 좋은 대학,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퀘스천스’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지 모릅니다. 그 길에서 누가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것인지는 좋은 질문을 하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질문하는 동국대학교, 소통하는 동국대학교, 배려하고 존중하는 동국대학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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