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미래 비전 100년 선포, 35만 동국인명록 펴낸 성과
“총동창회 갈등, 내 손으로 해결하고 떠나겠다”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이임하는 박대신 회장은“재임 기간 코로나 19로 인한 소통 단절 등 애로가 있었지만, 오히려 내실을 다진 기간이었다”고 회고 했다.
대체로 넥타이를 맨 단정한 정장 차림. 한 점 흐트러짐없이 곱게 빗은 머릿결. 그리고 건강한 체격이 듬직한 인상을 준다.
제28대와 29대 총동창회장직을 수행해온 박대신(69 국문학과) 총동창회장의 모습이다.
일정한 톤의 잔잔한 목소리가 성실한 타입임을 말해준다.
“재임 기간은 코로나19의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때로 업무가 흐트러진 경우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지부지회 회장들과 만해마을에서 총동창회 미래 비전 100년 선포식을 갖고 변화와 발전을 위한 역사창조의 디딤돌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폭우 속에서도 골프대회 완주, Wise campus(경주캠퍼스) 동문과의 유대 강화 등의 일이 기억납니다.
모교와 종단과의 관계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돈독하게 결속한 점도 업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달성해온 일들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무엇보다 Wise campus 얘기를 안할 수 없군요. 지난해 경주시장을 만나서 경주병원 고가의 MRI 장비 지원을 약속받았던 것이죠.
또 경주캠퍼스 앞 냇가를 복개해 학생들 출입에 지장이 없도록 주선했고, 캠퍼스 인근 하숙촌 원룸의 임대료와 하숙비를 10만원 가량 싸게 숙식할 수 있도록 교섭해 이뤄냈습니다.”
경주시 유일의 대학 캠퍼스를 살린다는 취지로 나서니 경주시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박 회장은 모교와 법인과 총동창회가 여느때없이 단합하고 결속한 점도 성과로 들었다.
“모교, 법인, 총동창회가 새로 발족한 제2건학위원회와 함께 모교 발전 방안을 마련했지요.
그리고 그동안 부산지부 활동이 부진했는데, 작은 차이들이 원만히 해결돼 정상화되었다는 점입니다. 금명간 신임회장단이 들어서면 대한민국 제2도시의 동문회답게 크게 활성화되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총동창회관 건립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모교 로터스관 건립과 함께 연동이 되는 사업이어서 물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쉽습니다. 모교에 총동창회관 건립기금 25억원이 적립되어 있습니다.”
박 회장은 총동창회 인명록을 펴낸 것도 성과였다고 내세웠다.
“사무국에서 동문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동문 숫자가 35만명이 되더군요. 기존 30만명이라고 알려졌는데, 확인 결과 5만명이 늘어났습니다. 117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니 동문 수가 많은 것인데, 이중 90%의 동문을 인명록에 수록했습니다. 이런 인적 자산은 모교의 큰 자원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문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애로점도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명단 수집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명단 확인 과정에서 오해를 사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요즘 워낙 신분 노출로 인한 범죄들이 횡행하다보니 신고하는 일이 있었지요. 하지만 숨은 동문을 찾아내고, 해외에 사는 동문들까지 발굴이 되니 보람이 컸습니다.”
찾아가는 동창회를 통해 동문 역량을 결집한 활동은 성과이자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취임하고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있는 동창회를 일일히 찾아 다니면서 동문들과 소통했습니다. 윤성이 총장, 김애주 대외협력처장과 함께 방문하기도 했지요. 총동창회장과 총장이 함께 찾아가니 동문들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어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다며 모두 감격해 했습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찾아가는 동창회 활동으로 동문들과 꾸준히 소통한 노력은 동국가족 골프대회와 동국인의 밤 행사를 통해 빛이 났다.
박 회장은 그동안 경영해온 주식회사‘동우’등 3개 회사를 동생에게 맡기고, 총동창회 일에만 전념해왔다. 사업적 타격이 있었지만, 총동창회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매달렸다. 이는 주어진 일을 적당히 때울 수 없다는 평소 완벽한 성격도 크게 작용했다.
박 회장은 전통의 국문과 출신답게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작가들이 포진해있는 동국문학인회에 아낌없는 지원도 했다.
전통 명문 학과는 살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국문학과, 경찰행정학과, 연극영화과, 불교학과 등 전통과 특색을 갖춘 학과를 모교의 대표 브랜드로 살려나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임을 앞두고 미진했던 일, 후회스런 일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연택 전 회장의 일이지요. 상호 불신 속에 갈등과 대립이 있었지만 이것을 털고 나가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분열하면 동문 구성원간의 단결력이 무너지고, 각 대학 출신간의 치열한 경쟁이 현실인 마당에 그만큼 에너지가 방출되는 아픔이 있습니다.
세세하게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벌써 10년 전의 일들이니 갈등의 소재들을 모두‘망각의 강’에 버리고, 새롭게 총동창회가 거듭날 수 있도록 정기총회에서 해원 의식을 갖고자 합니다.
새로운 총동창회장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제 손에서 이 문제를 마무리하고 떠나고자 합니다”
따라서 그는 3월말 갖는 정기총회에서 이의 안건을 상정해 깨끗이 해결하겠다고 언명했다. 그러면서 이임 후가 더 바쁠 것 같다고도 했다.
“불교계를 위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모교 지원과 불교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모교 일산병원에 불교요양병 원을 건립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떠나는 아쉬움이 있지만,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의욕이 생긴다는 박 회장은 동국가족이기도 하다. 교사 출신인 아내 이애종(69국어교육과) 여사와 두 딸 중 맏딸 혜상(96국어교육과)씨가 동국가족이고 불교가족이다.
이계홍 (국문65, 동창회보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