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졸업생 대거 영입, ‘젊은 동창회 만들겠다”
“내년 모교 개교 120주년 맞춰 총동창회 역량 강화에 힘쓸 터”
인간중심·환경보호·사회적 책임으로 A등급 신화종합건설(주) 경영...하도급 업체 100% 현금 결제하는 회사

제31대 총동창회장으로 재선임된 문선배 회장은 본래 연임을 극구 사양해왔다.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신화종합건설(주)과 계열사를 운영하는데도 몹시 바쁘고, 특히 근래 건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해 회사에 전념할 생각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주 활동근거지인 부산시건설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다. 그동안 950여개 영남권 소재 건설사를 대표하는 부회장으로 활약해 왔지만, 주변의 강력한 권고로 회장직에 도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총동창회장 후임 결정이 쉽게 나지 않아 도리없이 연임의 길을 택했다.
“후임을 정해놓고 회장직을 내려놓으려 했으나 필요한 분은 사양하고, 뭔가 아쉽다고 생각되는 분은 나서는 마당이었으니 총동창회장 추대위가 다시 한번 더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여 연임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지금 건설업계의 부도, 폐업이 심각합니다. 건설업계의 부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경제와 맞닥뜨린 위기입니다. 중소업체들은 자금유동성이 낮아 연쇄 도산 가능성이 높아 모두가 긴장해야 할 때입니다”
신화종합건설(주)은 영남권 950개 건설사 중 5위권 안에 드는 A등급 건설회사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장하며 운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총동창회 ‘충무로 시대’를 열었고, 이제는 동창회 안정기와 함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입장입니다. 연임 회장으로서 구상하신 역점 사업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동안 총동창회는 주로 나이 든 동문들이 참여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충무로 시대’가 열리고, 여러 가지 직종의 동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세대와 분야에 계시는 분들의 참여를 유도하겠습니다. 젊은 동창회를 구현하기 위해 2020년-2025년 졸업생을 모두 리스트업하여 관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졸업생 연락처와 인적 사항을 체크할 수 있도록 인명록을 작성할 방침이다. 모집 집단은 학부생·대학원생을 포함, 매년 5000명씩 졸업하기 때문에 5년간이라면 약 25,000명이 된다. 여기에 2000년대 이후 졸업생까지 망라하면 숫자는 더 불어난다. 따라서 2000년대 이후 졸업생을 대거 영입해 ‘젊은 동창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중 10분의 1만 참여를 유도해도 총동창회 인적 자산은 풍부해집니다. 사무국에서 적극 나서고 있으니 좋은 결실이 맺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회원 가입되면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졸업생 명단 확보를 위해 모교 쪽에 부탁했으나 개인정보보호법 저촉으로 개인의 인적 사항을 공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여 총동창회 차원에서 한명 한명 전화 상담을 통해 졸업생들을 견인할 방침이다. 총동창회에서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보다 현실적 접근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사무처 직원 중심으로 회원 확장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문 회장은 또 31대 회장으로서 집행부를 1980년대-1990년대 졸업생을 중심축으로 이끌어가겠다고 소개했다. 임원 편성은 현재 3분의 2가 80-90년대 졸업생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동창회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활동 공간을 넓혀주겠다는 것. 문 회장은 연임된 마당에 총동창회를 실질적으로 이렇게 젊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문 회장은 “내년 모교가 개교 120주년을 맞이하는데 총동창회 나름으로 독립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창회 집행부가 모교와 협의해 충무로 동창회관 시대를 꽃피울 “동국인이 자랑스러워할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것.
-모교가 권위있는 중앙일보 대학 평가 순위에서 최근 매년 톱10, 그것도 8위와 9위를 차지했습니다. 동문사회의 자부심이 커지고 있지만, 해방 시기의 3대 사학의 명성을 쌓아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은?
“근래 모교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종단, 모교가 혼연일체가 되어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석학들을 영입한 결과로 봅니다. 총동창회 또한 명문사학으로 나가도록 발벗고 지원할 것입니다. 아웃풋과 인풋이 훌륭한데도 ‘불교 사학’이라는 보수적 멘탈리티 때문에 국민들에게 인식이 덜된 것이 유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총동창회로서는 장학금을 많이 만들어 재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모교가 역점 사업을 벌이고 있는 로터스관 건립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앞으로 상임위원회 등 집행부 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충무로 동창회관 공간 활용 방안은?
“회의실이 3실 갖추었으니 다양한 활용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이미 창업 교실, 동국문학회 문학교실 등을 열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어 리스닝,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용 강좌, 부동산 강좌 등 동문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를 갖고자 합니다. 여기에 학번별, 학과별, 취미별, 직업별 동문회와 단위동창회 모임이 활성화되도록 하겠습니다”
문 회장은 3호선과 4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에서 불과 5분 이내 거리에 있는 총동창회 사무실은 무엇보다 교통 편리한 이점을 고려해 동문들은 지나치는 중에라도 잠시 들러서 차 한잔하고 갈 수 있다고 동문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문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신화종합건설(주)은 1991년 3월 창업했다. 토목·건축·조경· 전기·소방·통신·환경산업이 주종목이다. ‘신화 하니엘’(천사의 이름)이라는 브랜드로 지난 5년간 2700세대의 아파트를 분양했다.
부산 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민간투자 서업에 뛰어들었으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엘코델타시티 19블럭 공공분양 등 사업을 시공중이다. 이밖에 수도권 고속도로와 터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사업 지역은 부산, 창원, 울산 등 동남권이며, 수원, 동두천, 양주 등 수도권에도 진출했다. 기술력이 뛰어난 중견 건설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문 회장은 인간중심 상생경영,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을 지향하는 경영철학을 설정해 2023년 경영혁신대상을 수상했다. 그의 경영관은 “무리한 계획보다는 분수에 맞게, 악연을 만들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기업정신을 구현한다”는 것. 그래서 하도급 업체에는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하도급 업체의 경영 사정을 감안한 것이지만, “더불어 살아가자”는 경영철학의 반영이다.
“요즘 경제계를 보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인 것 같다”는 문 회장은 “총동창회 일 등으로 매주 1-2회 KTX로 서울을 오가면서 소요되는 6시간이 유일의 휴식이자 연구와 힐링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연임을 결정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기왕 연임이 된 이상 모교 발전과 총동창회 발전을 위해 신발끈을 동여매겠습니다. 지난 2년간 어떤 자리보다 총동창회장직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2년동안 그동안 미진했던 일들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얼굴 아는 동문만이 참여하는 동창회가 아니라 동문이라면 누구나 찾아오는 동창회를 만들겠습니다”
이계홍 <편집위원장, 국문과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