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아온 정우영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0세.
유족들은 정 교수가 지난 3일 오후 6시쯤 일산백병원에서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1954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금산고,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원래는 문학을 공부하려는 생각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가 국어학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중세국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정 교수는 국어표기법사, 훈민정음 등에 정통해 훈민정음 연구의 중심을 잡아왔다. 그는 2007년 문화재청의 훈민정음 언해본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독자적으로 해석한 해례본 복원안을 주장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한글날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첫 복간본이 동시 출간됐을 때, 이 작업을 주도한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이 쓴 해설서를 감수했다.
그는 2007년에 삼국유사에 수록된 신라 향가 14수 중 하나인 서동요(薯童謠)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서동요에 등장하는 ‘夘’자가 ‘몰래’라는 뜻의 ‘卯’(묘)자가 아니라 ‘알’을 의미하는 ‘卵’(란)자의 이체자(異體字)라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서동요가 여성 상위 성행위를 묘사한 가요라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정 교수는 법화경·석보상절 등의 언해본 역주 작업도 주도했다.
유족은 부인 홍민숙씨와 사이에 딸 정모은씨가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12호실이다. 발인은 6일 오전 5시30분, 장지는 용미리 추모의숲이다. ☎ 02-6986-4462